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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소식
墨香 金載基
2016. 8. 24. 14:54
봄 소식
墨香:金載基
바람이 따숩게 느껴지는 날
내 마음을 바람에게 맡기고싶다
언제나 그렇듯이
바람은 보이지 않는다
바람을 그리고자
흔들리는 나무를 그렷다
바람을 그리고자
날으는 풀 이파리들을 그렷다
그래도 직성이 플리지 않기에
부드러운 흙에 코를 처 박고
무언가 냄새를 맡을까하여도 했었지만
흙 냄새는
흙 냄새일 뿐 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귀를 흙에다 대어 보았다
내 모습은 마치 횟집 수족관의 도다리 같으리라
그런데 ...그런데 가만이 귀 기울여 보니
뭔가 들리는 듯
뭔가 들리지 않을 것 같은
아우성이 들렸다
내 귀가 이상한가
허나 내귀는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식물들이 서로 먼저 햇볕을 보겠다고 무질서하게 땅 속에서
삐죽 삐죽 삐죽 삐죽
나오는 소리였다
민들레, 제비꽃, 풍년화, 야생화 엘레지, 복수초...
괭이눈, 바람꽃, 괴불주머니, 현호색, 양지꽃, 할미꽃...
개별꽃, 봄맞이, 솜나물, 깽깽이풀, 달래, 냉이, 쑥, 원츄리
요것들이 언제 나오려나
삐죽 삐죽 삐죽 삐죽
기다린다
연 초록의 여린 이파리를
201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