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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리라

墨香 金載基 2016. 10. 9. 15:21

 

 

 

 

 

 

사랑 하리라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어스름 해 질녘

찬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새들도 제집을 찾아 떠나간 저녁

이름모를 타인들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뜨끈하며 얼큰한 국물에

따각! 소주 뚜껑 소리와 함께

스스로 한잔의 소주를 마신다

 

누군가가 너 자신을 알라 하고

이야기 햇지만 내 나이 머잖은 날

고개 고개 60이건만

내 자신을 알 길 없구나

 

한 잔의 술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며

또 한 잔은 내 사랑하는 자식들을 그리워 하며

또 한잔은 사랑하는 벗과

또 한잔은 한 밤중에

헤어져야 할 동료들을 생각하며 소주를 마신다

 

이 밤이 지나 새벽이 온다해도

어쩔 수가 없구나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과연 나를 생각 할까하는 마음에

나는 또 한 잔의 술을 마신다

그리운 내 부모님과 내 형님 두 분과 내 누이 내 형수님들 조카들

 

마지막 잔은

오늘 밤을 고요와 함께

나를 포근히 감싸줄

어둠을 위하여 또 한잔의 소주를 마신다

 

이런 내 마음 아는 이에게 들킬까 봐

씁쓰레한 소주 한 잔을 더 마신다

오늘 밤에는 달이 손톱 달인데

무수히 수 많은 별들과 대화하며

하루를 접는다

 

내 당신들을 사랑 하리라

항시 당신들을 사랑 하리라

영원히 사랑 하리라

 

2016, 10,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