墨香 金載基 2016. 10. 29. 06:27

 

 

 

 

 

 

 

 

 

 

바다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파도는 오늘도

세찬 비와 함께

일렁이고 있다

저멀리 보이는 외진섬에

강태공 한 사람이 세월을 낚고 있고

그의 여자인 듯한 한 여인이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무슨 사연에

비가 세차게 나리는데

두사람은 무심한 세월을

낚고 있을까

아마도 내일 다가올 고인의 기일상에 올릴 생선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바다는 말이 없다

그저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만이 그들의 세월을 지켜만 보는구나

 

이내 사라진다

그들의 발 자취가

아무래도 고인에게 올릴 생선은 작은 포구의 생선 가게에서

장만해야 할 듯하다

 

바다는 말이 없고

하얀 파도만 포말을 일으킨다

 

2016,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