墨香 金載基 2017. 4. 8. 06:18

 

꽃비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꽃비는 소리가 좋다

추적추적 후두둑후두둑

떨어지는 꽃빗소리에 잠에서

깨는것도 좋고 또

그 꽃비 때문에

새벽잠을 설쳤다면

그 날은 피곤하지 않다

꽃빗방울이 대지를 적시는

소리를 들으며

한편의 시를 쓰는 것도 좋다

 

한 밤중에 창문앞에 앉아

꽃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무언의

붓과 도화지가 된다

부드러운 과일이 된다

그 누구도 뭐라하지 않는 고요의...

신작로 옆 개울물에 잠길 듯 말듯한 고운 돌이 된다.

 

꽃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면

꽃비가 그쳐도 그 누군가가 꼭

내곁에 있는 듯하다

 

2017, 04, 05.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