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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7일 오후 02:54

墨香 金載基 2019. 4. 17. 15:07

내 마음에게

마음아
내 마음아
속 상하고
응어리 진
일 있다면
얼른 풀어라

들녘엔 어느사이
봄이 찾아 와
산 비둘기 둥지틀어
알 두개 낳아
품기를 삼십이일
아기 비둘기
구구구구

내 사는 마을 둘레
붉은 진달래
노란 개나리
동구 밖 벗꽃나무 길
어느 새
활짝 핀 꽃잎
꽃비되어 흩날리고
목련은 어느 사이
가랭이가 찢어져
은밀한 그 곳까지
다 들어났다

겨우내 알몸으로 지내던
나무들 몰라볼 정도로
연 초록으로
초록색 옷을
켜켜이 입는데

마음아 마음아
내 마음아
죽어 저승 갈때까지
가져갈 비밀 아니라면
서둘러
속 상하고
응어리 진 일
상처
덧나기 전에
얼른 플어라

2019, 04, 17.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