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떠나는 여행
말없이 왔다가
말없이 간 것에 대해
의미였다가
무의미로 돌려진 것에 대해
쓸쓸함이란 언제나 그렇듯이
반쯤은 마음을 쓸고 지나간다
빈 곳의 공허함이란
색다른 풍경을 채색하기보다
남겨진 여백을 마저 그려내고 싶은
정오를 막 지난 생의 연민이리라
고독함과
아주 가끔은 철저히 외로운것에 대해
정체를 알 수 없는 허전함에 대해
지난 것들을 되짚어 보고
또 다른 내일이 염려되어 질 때
적당히 취한 술 기운에 기댄
용기를 빌리고 싶은 날 들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무엇으로도 털어낼 수 없는 외로움이
가슴을 저미게 만들고
말없이 간 것에 대한 미련과
무의미로 돌려진 것들이
잠시라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꿈속에서도 잠들지 않는
생의 애착이어도
내일을 적당히 무의미하게 만드는
포기를 배우고
또 다른 아침
해가 뜨지 않아도 좋을
세월밖의 시간속으로
중년에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글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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