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澁질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새벽 05:00
핸폰의 알람
이리뒤척 저리뒤척
겨우 눈 비비며 일어난다
치카 치카
화드득 화드득 화드득
어제 먹었던 음식들을
억지로라도 괄약근에 힘을주어
오늘 하루를 준비한다
아침은 몹시 빨리간다
이른 아침 밥상은 짜증스럽고 가증스럽다
저 밥을 먹으면
또 긴장의 하루가 시작 되어짐을 알기 때문이다
모두들 그럴 것이다
05:50
모두들 아침 잠에서 깨어 날 때
나는 배급소에서 급식 기다리는 사람처럼 차례를 기다린다
드디어 내 차례다
××구 ××동 몇번지...
출발이다
오늘은 삽질이다
막삽을 들고 1톤 차에 오른다
한 삽.......두삽......1백삽
벌써 온 몸이 땀에 젖었다
그 한삽 한삽이 내 가정을 살릴 수 있다
비록 몸은 고되고 힘 들어도
저녁에 집에가면 온 가족이 함께 오붓하게 모여 앉아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있다
땀에 젓은 빵과
먼지가 가라 앉은 하얀 우유를 먹어보지 못 한 사람은
인생을 론하지 말라
점심때가 오기 전에 등짐을 지어
저 누런 모래알들을 2층계단으로 옮겨보지 못 한 사람들은
인생을 론하지 말라
억척스런 잡부의 막삽질을 하는 노동자 개 잡부의 마음을
그대들은 아는가
뙤약볕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억척스런
노동의 애로를 너는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