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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

墨香 金載基 2016. 8. 24. 14:31

도다리

 

墨香:金載基

 

엄동설한 가시고

따뜻한 춘삼월

 

물 오른 도다리야

납세미와 가자미를 닮은

너는 지리하고 꽁꽁 추운 겨울에

포동하니 살이쪄서

춘 삼월에 춤 추는 파도를 벗 삼아

어느 힘 겨운 어부의 손에 이끌려 내게 왔느냐

 

회포를 뜨기엔

나무나도 아까워

껍질 째 난도질 당하여

하얀 접시에 놓였구나

 

도다리야 도다리야

봄도다리야

너의 값진 희생이

입맛잃은 인간들의 미각을 돋구는구나

이다음 생애가 있다면 너는 인간으로 태어나

한번만이라도 하얏고 고소한 봄 도다리 먹어보렴

 

2016, 0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