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漁寺(만어사)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고즈녘 하며 새도 잠이 든
하늘아래 첫 집 ......
하늘과 산이 맞다은 그 곳
푸른 하늘이 세상을 집어 삼킬 듯
가을 하늘은 그리도 푸르게
부르르 부르르 떨고
제비꽃도 백일홍도 언젠가는 시들텐데
딱 하루만 딱 하루만 ......
나랑 같이 발가벗고 누워보자
그러자
우리 깊은 사랑을 나누자
아무도 없는 고요의 산사에서
너와나
나와너 우리의 사랑을 나누자
사랑아 사랑아 내 사랑아
털어도 먼지 없는 사랑아
깊은 밤 잠 못 이루지 말고
우리 인생 공수래공수거( 空手來 空手去)라는 데
고요의 가을 밤에
발가벗고 사랑을 나누자
새들과 제비꽃과 흐트러진 백일 홍도
다 잠을 든 틈을 타
고요의 가을 밤에
거적대기 이블삼아
하루만 딱 하루만
발가벗고 우리 사랑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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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 구불 산길을 지나 다달은 곳.
한적하고 너무도 고요한 산사에
불현 듯 떠오른 감성 이었습니다
시끄러운 도심에서 힘겹게 폐로 매연 들이키며 살다가 친구랑 우연히 가게 된 만어사 .....
제가 도시로 다시 가게 된 까닭은
내 사랑이 거기에 있기 때문 이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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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