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바다가 하늘을 먹는다
하늘이 바다를 먹는다
서로 야금야금 먹는다
바다는 하늘을 먹어 하얀 파도를 남긴다
하늘은 바다를 먹어 푸르게 익었다
다리를 건너면 내 사랑하는 당신이 있다
조금만더 조금만더
하늘과 바다를 지나면
사랑하는 내 당신이 있다
비가온다
햇볕은 쨍 한데
비가 나린다
사랑비다
나는 오늘 장평 바다에 여우비를 만났다
찰라의 순간에
맑고 밝게 웃는
여우비를 보았다
이밤이 지나고 나면 겨울이 올까
2016,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