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고향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아침에 눈을 떠
창문을 열어보니
하얀 양떼가 무리를 지어
어디론가 떠나는 것 같은
모습 이었답니다
목장은 그져 평온 할 뿐
한 겨울의 냉기가
아침을 싸늘 하게만 감싸고
그것은 하얀 양떼들이 아니고
하얀 눈이 밤새 소복하게 쌓여
해 뜨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아~처갓집 추녀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누에가 실을 뽑아 제 누울 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포근 합니다
2016, 12, 23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