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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墨香 金載基 2017. 1. 3. 21:43

내가 만약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내가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푸른 잎과

우아한 빨강을 가진

동백으로 피어나

푸른 바닷가

하얀 눈 속에 핀

눈 부신 동백이 되고싶다

한 겨울 날 주변의 식물들은

누렇게 퇴색되어

봄을 기다리고 있다

동백은 자기 세상인 양

빨갖고 흐트러지게 핀다

가만이 몆 일을 지켜보니

동백은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지는 게 아니라

봉오리째 떨어지는 희귀한 꽃인 것을 살면서 육십이 다 되서야 알았다

한 순간에 모든것을 내려놓는 꽃이다

우리네 인생사 空手來 空手去(공수래 공수거)라는데 ......

하나씩 하나씩 내려 놓아야 하겠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 피는

빨간 동백의 순수함 처럼

진실하게

당신을 사랑해야 겠다

 

2017, 01,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