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강아지 그리고 나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강아지가 짓는다
아침부터 몆시간째 짓기만 한다
가만이 살펴본다
아~ 그렇구나
강아지의 목줄이 너무 짧구나
그래서 괴로웠었구나
저 목줄을 길게 늘어뜨려 보는거야
아마도 강아지는 긴 목줄에
벗꽃나무 그늘까지 가서
낮잠도 잘거야
목련꽃 나무 아래서
흐트러지게 핀 목련을 보며
즐거워 할 거야
튜울립에 가면 않되
나는 그저 미소를 머금었다
저 강아지는
이런 내 마음을 알까
내 마음 강아지가 알까봐
몰래
숨어 버린다
2017, 04,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