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 목련울다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봄비가 내립니다
모다깃비 입니다
그 비에 젖어 붉은 동백도
지극히 연한 분홍 벗꽃도 떨어 집니다
바람은 앵앵거리며
제 할 일을 다 합니다
키큰 목련
순백의 아름다운 꽃
그 고귀한 목련은 놔 두세요
꽃 봉오리가 북쪽으로 향한 꽃
참으로 애닳픈 그 목련
슬픈 전설을 가진 목련은 놓아 주셔요
비를 흠벅 맞은
목련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허우룩합니다
이 비 그치고나면
이미 목련꽃은 생을 다 하겠지요
내 사랑 그녀가 좋아하는 목련 꽃
오늘은 그녀를 위로해 주려
백 목련이 그려진 편지지에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속삭이고 싶습니다
아직도 봄비는 내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툭, 툭,
온 도심을 적시고 있읍니다
내일도 비 소식을 들었습니다
내일이 오면
목련은 울 것입니다
나도 울고
내 사랑 그녀도
생을 다하는 목련이 안타까워
같이 울 것입니다
비에 젖은 백 목련이
몹시 초라해 보입니다
다시 하나, 둘 ......
꽃 이파리가 떨어지고 있슴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2017, 04, 05.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