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누가 나보고

墨香 金載基 2017. 4. 17. 06:00

누가 나보고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누가 나보고

글을 쓰라고

유혹(誘惑)하여

매일 밤(夜)

잠 못들게 하고

 

그 놈의 등단(登壇)하게하여

나를 사색(思索)하고

고독(孤獨)하게 만들었는가

 

매일

책 한 쪽 읽지 않으면

잠을 못 이루는 이 병

오늘 밤 나는 또 몹쓸 병과

씨름을 한다

괜시리 서글퍼 지는 이 밤

 

동짓달 긴긴 세월은 흘러

4월인데

비가오면 어찌 당신이 그리 보고픈지

슬픈 4월이다

 

벗꽃도 지고

하얀 목련(木蓮)도 비 바람에

일찍 생을 마감한 지금

희미한 가로등 불빛아래

붉은 동백(冬柏) 만 미소 짖는다

 

내일 또 비 온다는데

고운 당신께 전화하여

왜 그랬냐고 따져 볼까

 

내 불알 친구

파묻어 주고

내려 온 그 날

당신은 나 보고

실컷 소리내어 울으라고

위로하던 그 밤

전화기에 부끄런 줄도 모르고

목 놓아 서러이 서러이

울었던 그 밤

어느 새 3년이나 흘러 가 버렸네

 

호수의 윤슬아

푸른 바다의 파도

잔잔한 윤슬아

내 마음 속에

너 있구나

 

2017, 04, 14.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