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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竹)

墨香 金載基 2017. 5. 28. 14:19

竹(대나무)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바다가 보이는 키 작은 동산에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을

그 곳에 갔었네

푸른 바다는 따사로운 햇볏에 윤슬 같았고

거기에는 검붉은 지네도 살았고

항시 부지런 떠는 일 개미도 살았었네

땅벌들은 그 곳이 서늘하고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새끼들을 키우기에 안성맞춤 이었겠지

그 속에는 독을 가진 뱀도 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 숲 깊숙이는 가 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지금 이 시절

밤새도록 비가 오거나

아침 이슬들이 햇볕에 반짝거리면 죽순들이 키 큰 죽(竹)사이로 샤륵샤륵 올라 오겠지

봄과 여름이 바뀔 즈음에...

대나무가 해풍에

샥, 샥, 샥 ....

혼자가면 뒷목덜미 머리칼이 쮸뼛쮸뼛...

 

2017, 05, 28. 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