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대나무)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바다가 보이는 키 작은 동산에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을
그 곳에 갔었네
푸른 바다는 따사로운 햇볏에 윤슬 같았고
거기에는 검붉은 지네도 살았고
항시 부지런 떠는 일 개미도 살았었네
땅벌들은 그 곳이 서늘하고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새끼들을 키우기에 안성맞춤 이었겠지
그 속에는 독을 가진 뱀도 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 숲 깊숙이는 가 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지금 이 시절
밤새도록 비가 오거나
아침 이슬들이 햇볕에 반짝거리면 죽순들이 키 큰 죽(竹)사이로 샤륵샤륵 올라 오겠지
봄과 여름이 바뀔 즈음에...
대나무가 해풍에
샥, 샥, 샥 ....
혼자가면 뒷목덜미 머리칼이 쮸뼛쮸뼛...
2017, 05, 28. 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