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밥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벌써 밥을지어 먹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은 마트엘 가서
깐 마늘과 구운 김을 샀다
늘 짓는 밥이
진 밥 같아서
오늘 저녁 쌀을
안치면서 물을 작게 부었다
이런......
오늘 밥은...
오늘 밥이
내가 지은 밥이
고두밥이 되었다
밥을 먹으면서
고두밥에 관 한 전설같은 얘기가 쏟아진다
어릴적에
탁주를 만들려고 할머니가
고두밥을 지으시면
주먹밥을 만들어 주셨다는 이야기
더 먹고 싶어
주먹밥을 만들어 바지 호주머니 속에 넣어
먹곤 했었다는
돌아 올 수 없는 옛날 이야기를 하며
모래알처럼 씹히는
고두밥을 물에 말아
구운 김과 생 마늘과
나의 어머니 당신이 만드신
김치와 된장에 쿡쿡찍어
청량고추와 알싸한 소주를
한 잔 기울였다
오늘 밤은 꿈에서
내 어머니 당신
보고싶은 어머니를 만나 어리광을 떨어야겠다
2017, 05, 30.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