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에서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7월 장마 끝난 후
고즈녘하고
무덥기만 한
山寺에
푸른 도토리 나무와
밤나무, 소나무, 향 나무 ... .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여물어가는 산속의 열매들
하릴없이 청솔모와 하늘 다람쥐
행여 잃을까
두려워 파란하늘 보이는
가지 사이로 왔다갔다
오늘도 고요의 山寺에
큰 스님의 독경소리는
변함 없는데
우리네 인생 空手來空手去라는데
하나씩 하나씩 버리며
살아가지 않을려나
그래도 그래도 중복에
가을이 이만큼 다가 오는것 같으니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기다려 보세
스님의 독경소리에
쭈그려 앉은 내 마음은
고요속의 산사에서
스르르 스르르
가을만 기다리네
2017, 07, 23.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