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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들녘

墨香 金載基 2017. 10. 16. 12:38

황금들녘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노오란 은행나무잎

콩댐한 장판같이 널려있다

잎떨군 갸냘픈 가지에

파란 하늘이 소복히 내려앉아

 

내일을 준비하는 일......

 

부르르 부르르 떤다

 

제법 쌀쌀한 가을 바람에

그토록 이 계절 기다리던 잎새들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제몸을 맡겨 버린다

 

가진 것 바람에게 맡기면

7개월의 생이 행복하게 끝이 날까

또 다른 춘 사월에 꽃 피울까?

 

오늘, 육십이 넘어버린

농군의 입가엔 반가운 미소

바람에 실리어

황금들녘을 반겨 맞는다

 

노란 밀집모자 쓴

허수아비

헤죽거리며 웃고 서 있다

 

2017, 09, 26.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