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노오란 은행나무잎
콩댐한 장판같이 널려있다
잎떨군 갸냘픈 가지에
파란 하늘이 소복히 내려앉아
내일을 준비하는 일......
부르르 부르르 떤다
제법 쌀쌀한 가을 바람에
그토록 이 계절 기다리던 잎새들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제몸을 맡겨 버린다
가진 것 바람에게 맡기면
7개월의 생이 행복하게 끝이 날까
또 다른 춘 사월에 꽃 피울까?
오늘, 육십이 넘어버린
농군의 입가엔 반가운 미소
바람에 실리어
황금들녘을 반겨 맞는다
노란 밀집모자 쓴
허수아비
헤죽거리며 웃고 서 있다
2017, 09, 26.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