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죽음
묵향(墨香):김재기(金載基)
새가 죽었다
산 비둘기다
그저께는 꿩이 두마리나 죽었다
언 땅에 삽질을 하여
낡은 신문지로 새의 머리를 감싸
새를 묻으면서
나의 마음은 찡 하기만 하다
겨울이면 어느 지역이나 다
그렇겠지만
그다지 깊은 산골도 아닌
이 지역의 산새들은
먹을것이 없나보다
눈이 그치면
새들의 모이 될 만한 것들을 사러
장에 다녀와야겠다
굶어 죽은 새를 만나면
내 무관심에 죽었다는
한점의 양심이
가슴을 쓰라리게 한다
2018, 01, 10. 11:29